유골마저 모카포트에 담긴 사나이 '레나토 비알레띠'이야기

이렇게 생긴 모카포트를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정확한 이름이나 사용법은 모른다고 해도 워낙 유명한 기구라(거의 고유명사 수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커피추출도구 모카포트입니다.

 

이 기구 덕분에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이도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캡슐머신이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의 개발로 인해 조금씩 잊혀지고 있지만 에스프레소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는 가정에 반드시 하나씩은 있는 살림의 필수품 같은 존재입니다)

 

 

2019/12/10 - [커피/Espresso] -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 신청하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 신청하다.

(참고하시면 좋은글입니다)

 

 

고(故) Afonso Bialetti

모카포트는 1933년 알루미늄 공장을 운영하던 '알폰소 비알레띠'(Afonso Bialetti)가 발명하였으며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성 덕분에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故) Renato Bialetti

그리고 그런 모카포트를 '콧수염 아저씨'라는 캐리커처 등으로 홍보를 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추출도구로 만든 사람이 아들인 '레나토 비알레띠'(Renato Bialetti)입니다.

 

레나토 비알레띠의 열정과 노력으로 모카포트는 전 세계에 통틀어 2억 개가 넘게 팔렸으며 '누텔라','피아트500','베스파 스쿠터'와 더불어 이탈리아의 4대 국민상품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오리지널 모카포트는 아니지만 모카포트의 최신버전 '에포 프로덕트의 모카포트')

 

알루미늄 또는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지는 모카포트는 하부포트/필터바스켓/상부포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부포트에는 에스프레소를 만들 물을 넣고 중간은 커피가루를 담는 필터바스켓, 마지막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상부포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사용법이 간단하고 쉬워서 이탈리아 국민들과 전 세계 홈카페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참고영상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모카포트가 얼마나 친숙한 기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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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런 모카포트를 전 세계에 알린 레나토 비알레띠가 2016.02.11 93세 일기로 사망을 하게 됩니다. 

 

 

평생을 모카포트에 바친 레나토 비알레띠는 죽으면서도 파격적인 유언을 남기게 됩니다.

 

 

그 내용은 바로 자신의 유골을 모카포트에 넣어달라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다소 엽기적일 수도 있지만 고인이 평생을 몸 바쳐 사랑한 모카포트였기에 유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따라 유골함 대신 모카포트를 사용하여 장례를 치렀습니다.

 

 

 

-모카포트를 유골함으로 사용한 레나토 비알레티의 장례식-

 

 

다신 볼 수 없는 낯선 장례식이지만 고인이 한평생을 바친 물건과 생을 마감하는 모습에서 너무나도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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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처음 배우던 시절 첫 번째로 사용하고 배운 추출기구가 '모카포트'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바리스타로 일을 하다 보니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익숙해졌고 그로 인해 모카포트를 시대에 뛰떨어진 과거 유물로 경시하며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있는 제 모카포트는 딱 2번 사용했습니다ㅠㅠ)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두 명의 비알레띠가 남자들이 한 평생을 바쳐 개발하고 판매해온 기구이자 이탈리아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필수품중 하나인 '모카포트'를 제 좁은 시야와 사고로 너무 경시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ㅠㅠ

 

 

내일 아침 커피는 유골함마저 모카포트로 사용하며 떠난 '레나토 비알레띠'를 기리며 '모카포트'로 추출해서 마셔야겠습니다.

 

 

 

부족하며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